가족이 함께 키운다는 반려동물, 돌봄은 누구에게 쏠리나

한 집에 사람이 여럿이고 반려동물이 한 마리 있으면, 그 동물은 보통 "우리 가족이 함께 키우는" 동물로 이야기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밥그릇을 채운 사람, 지난번에 병원에 데려간 사람, 사료가 떨어져 간다는 것을 먼저 알아챈 사람을 차례로 떠올려 보면 이름이 하나로 모이는 집이 적지 않습니다. 같이 키운다는 말과 실제로 돌본다는 일 사이에는 생각보다 넓은 간격이 있습니다.

놀아주는 일과 치우는 일은 다른 일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경험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즐거운 접촉입니다. 쓰다듬고, 놀아주고, 사진을 찍고, 집에 돌아왔을 때 반겨주는 것을 받는 일입니다. 다른 하나는 반복되는 관리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밥을 주고, 배변을 치우고, 털을 빗기고, 목욕을 시키고, 사료와 모래의 재고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가족 구성원 대부분은 첫 번째를 나눠 갖습니다. 두 번째는 잘 나뉘지 않습니다. 첫 번째는 하고 싶을 때 하면 되지만 두 번째는 하고 싶지 않은 날에도 해야 하고, 빼먹으면 곧바로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집은 다 같이 키워요"라는 말이 사실이면서 동시에 부정확한 경우가 생깁니다. 함께 사는 것은 모두인데, 돌보는 것은 한 사람인 경우입니다.

돌봄이 한 사람에게 모이는 경로

누가 정해서 그렇게 되는 일은 드뭅니다. 대체로 몇 가지 경로를 따라 저절로 기울어집니다.

  • 데려오자고 한 사람 — 처음 이야기를 꺼낸 사람에게 암묵적인 책임이 따라붙습니다. 반대했거나 마지못해 동의했던 가족은 "내가 원한 일이 아니다"라는 자리에 남고, 그 자리는 한참 뒤에도 유지됩니다.
  • 기준이 가장 높은 사람 — 날리는 털, 냄새, 길어진 발톱, 어긋난 식사 시간을 가장 먼저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 결국 손을 댑니다. 참을성이 적은 쪽이 일을 맡는 구조입니다. 다른 가족은 "말하면 할 텐데 왜 혼자 하느냐"고 하고, 하는 쪽은 "말하는 것도 일"이라고 합니다.
  • 동물이 고른 사람 — 동물은 자기에게 밥을 주고 산책을 시키는 사람을 더 따르고, 더 따르면 그 사람이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애착은 돌봄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원인이 됩니다.
  • 집에 오래 있는 사람 — 재택근무, 학생, 휴직, 은퇴처럼 생활 시간표가 집 쪽으로 기울어 있으면 자연히 그 사람 몫이 됩니다. 애정이나 의지와 무관하게 시간표가 정합니다.

마지막 경로가 가장 조용하게 작동합니다. 누구도 정하지 않았고 누구도 억울해할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장 단단하게 굳는 배치이기도 합니다.

보이는 돌봄과 보이지 않는 돌봄

밥을 주는 일과 산책은 눈에 보입니다. 누가 했는지 알 수 있고, 하지 않으면 티가 납니다. 그 옆에 눈에 보이지 않는 돌봄이 따로 있습니다. 예방접종 시기를 기억하는 일, 사료가 며칠 치 남았는지 세는 일, 발톱을 언제 깎았는지 아는 일, 평소와 다른 데가 있는지 알아차리는 일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일은 행동이라기보다 상태에 가깝습니다. 머릿속 한구석을 계속 쓰고 있어야 하고, 잘 해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므로 한 일로 보이지 않습니다. 한집에서 "나도 절반은 하고 있다"와 "결국 나 혼자 다 한다"가 동시에 진심일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두 사람이 세고 있는 대상이 서로 다른 것입니다.

관리 방식에서 갈리는 것들

돌봄의 양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명이 한 동물을 키우면 방식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간식을 얼마나 줄 것인가, 사람이 먹는 음식을 나눠줘도 되는가, 침대나 소파에 올라오게 할 것인가, 짖거나 물 때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평소와 다를 때 얼마나 빨리 병원에 갈 것인가 같은 것들입니다.

혼자 키운다면 이런 것들은 결정이라기보다 습관으로 정착합니다. 여러 명이 키우면 매번 조율 대상이 됩니다. 한 사람이 간식을 줄이기로 해도 다른 사람이 몰래 주면 그 결정은 없던 일이 됩니다. 돌봄이 나뉘어 있을수록 기준을 맞추는 일 자체가 또 하나의 일감이 됩니다.

돈 이야기는 특히 조용히 지나가지 않습니다. 사료와 정기 비용은 생활비 안에 자리를 잡지만, 큰 비용이 갑자기 필요해지는 순간 가족마다 마음속에 있던 상한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평소에는 모두가 "가족"이라고 부르던 존재가 금액 앞에서는 사람마다 다른 무게로 계산되고 있었다는 것이 그때 확인됩니다.

아이와 함께 키우는 집

아이가 조르고 부모가 "책임감을 배우는 기회"라며 허락하는 장면은 흔합니다. 대개 이때 약속이 오갑니다. 밥은 네가 주고, 산책도 네가 시키고, 치우는 것도 네가 한다는 약속입니다.

이 약속의 유효기간은 대체로 짧습니다. 아이가 게을러서라기보다, 매일 같은 시각에 한 번도 빠짐없이 무언가를 해내는 일이 어른에게도 어려운 종류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하지 않으면 동물이 굶게 되므로 부모가 대신하고, 한 번 대신하면 그다음부터는 그것이 기본값이 됩니다. 교육적인 의도로 시작한 일이 가장 빠르게 한 사람에게 쏠리는 경로가 되기도 합니다.

반대 방향도 물론 있습니다. 동물을 돌보면서 생활에 리듬이 생기고 집 안에서 자기 역할을 갖게 되는 아이도 있습니다. 갈리는 지점은 아이의 성향보다 그 집이 처음의 약속을 이후에 어떻게 다루었는가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혼자 키우는 것과 같이 키우는 것

1인 가구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면 모든 일이 내 일입니다. 나눌 사람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고, 여행이나 출장, 늦은 야근처럼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이 매번 숙제가 됩니다. 대신 조율이 없습니다. 기준을 설명할 필요도 없고, 누가 더 했는지 따질 일도 없습니다.

여러 명이 사는 집은 그 반대입니다. 자리를 비워도 메워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고, 그래서 두 사람 이상이 함께 사는 집에서 반려동물을 들이기가 더 수월한 면이 있습니다. 다만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곧 나뉜다는 뜻은 아닙니다. 나누려면 누가 무엇을 하는지 한 번은 말로 정해야 하는데, 그 대화가 대개 "내가 더 하고 있다"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어서 미뤄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분담은 정해지지 않은 채, 먼저 움직이는 사람에게 계속 쌓이는 방식으로 굴러갑니다.

당신 집에서는 누가 하고 있습니까

세 가지를 떠올려 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아침 밥을 준 사람, 마지막으로 병원에 데려간 사람, 사료가 떨어져 간다는 것을 가장 먼저 알아챈 사람입니다. 이 셋이 같은 사람인 집과 서로 다른 사람인 집은 똑같이 "함께 키운다"고 말하고 있어도 안에서 굴러가는 구조가 다릅니다.

그 구조가 문제인지 아닌지는 밖에서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한 사람에게 몰려 있어도 그 사람이 그 일을 좋아하고 나머지가 다른 몫을 지고 있다면 균형일 수 있고, 겉보기에 고르게 나뉘어 있어도 기준이 계속 부딪히면 매일이 피곤할 수 있습니다.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집에 사는 사람뿐입니다.

당신 집에서는 반려동물을 주로 누가 돌보고 있고, 관리 방식은 어떻게 정해졌는지 설문으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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