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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인터뷰와 설문, 언제 무엇을 쓰나

창업을 준비하면 두 가지 조언을 거의 동시에 듣게 됩니다. 고객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라는 조언과, 설문을 돌려 숫자를 확보하라는 조언입니다. 둘 중 무엇이 옳은지 고민하다가 손에 잡히는 쪽부터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둘은 경쟁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답하는 질문이 다르고, 하는 순서가 있습니다.

두 방법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

인터뷰는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를 찾는 도구입니다. 아직 선택지를 모를 때, 사람들이 이 문제를 어떤 말로 부르는지조차 모를 때 씁니다. 반대로 설문은 그것이 얼마나 흔한지를 세는 도구입니다. 선택지가 이미 손에 있고, 그중 어느 쪽이 몇 퍼센트인지 알아야 할 때 씁니다.

이 구분을 놓치면 두 가지 실패가 나옵니다. 하나는 설문으로 발견을 하려는 것입니다. 객관식 문항은 만든 사람이 미리 적어둔 선택지 안에서만 답이 나오므로, 내가 생각하지 못한 답은 영원히 나오지 않습니다. 주관식을 넣어도 응답자는 대개 한 줄로 끝냅니다. 다른 하나는 인터뷰로 비율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여덟 명 중 여섯 명이 그렇다고 했다는 문장은 사업계획서에서 75%로 둔갑하기 쉬운데, 그 숫자는 아무것도 재지 못한 숫자입니다.

인터뷰가 맞는 상황

  • 문제를 아직 내 언어로 밖에 설명하지 못할 때 — 고객이 쓰는 단어를 모르면 설문 문항을 쓸 수 없습니다. 문항의 어휘는 인터뷰에서 주워 오는 것입니다.
  • 왜 그런지가 알고 싶을 때 — 설문은 "얼마나"에 강하고 "왜"에는 약합니다. 이유는 되물어야 나오고, 되묻기는 설문이 못 하는 일입니다.
  • 대상이 애초에 적을 때 — 특정 직군이나 소수의 실무자를 겨냥한다면 설문으로 유의미한 수를 모으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다섯 명을 깊이 만나는 편이 낫습니다.
  • 일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봐야 할 때 — 사람들은 자기 행동을 정돈해서 기억합니다. 화면을 같이 보거나 실제로 쓰는 도구를 보여달라고 하면 설문 응답과 다른 것이 나옵니다.

설문이 맞는 상황

  • 선택지를 이미 알고 있을 때 — 인터뷰에서 반복적으로 나온 답들이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 비율이나 순위가 필요할 때 — 세 가지 문제 중 어느 것이 가장 자주 걸리는지, 어느 집단에서 특히 심한지 같은 질문입니다.
  • 집단을 나눠 비교해야 할 때 — 연령대별, 사용 경험별로 답이 갈리는지 보려면 각 칸에 사람이 채워져야 합니다.
  • 문서로 남겨야 할 때 — 공모전이나 지원사업 서류는 표와 그래프를 요구합니다. 인터뷰만으로는 그 칸을 채우기 어렵습니다.

순서는 인터뷰가 먼저다

설문을 먼저 돌리면 선택지를 내가 지어내게 됩니다. 그리고 응답자는 주어진 선택지 안에서 가장 그럴듯한 것을 고르기 때문에, 결과는 언제나 그럴듯하게 나옵니다. 내 가정이 틀렸다는 사실이 드러날 통로가 문항 안에 없는 것입니다.

권할 만한 순서는 인터뷰 → 설문 → 인터뷰입니다. 먼저 대여섯 명을 만나 문제와 어휘를 건집니다. 그다음 설문으로 그것이 얼마나 흔한지 셉니다. 마지막으로 설문에서 튀어나온 의외의 결과를 들고 다시 몇 명을 만나 이유를 묻습니다. 세 번째 단계를 건너뛰면 숫자는 있는데 해석이 없는 상태로 발표에 들어가게 됩니다.

설문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을 판단하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새로 만난 사람에게서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때입니다. 다섯 명째와 여섯 명째가 같은 말을 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인터뷰가 확인 절차가 되고, 확인은 설문이 훨씬 싸게 합니다.

인터뷰를 문항으로 옮기는 법

  • 응답자가 쓴 표현을 그대로 선택지에 넣습니다 — 인터뷰에서 "그냥 손으로 옮겨 적어요"라는 말이 나왔다면 선택지도 그렇게 씁니다. 이것을 "수기 이관"으로 바꾸는 순간 아무도 고르지 않는 선택지가 됩니다.
  • 선택지는 인터뷰에서 나온 빈도순으로 배치하지 않습니다 — 앞에 놓인 선택지가 더 많이 선택되므로, 순서 때문에 원래의 빈도가 더 부풀려집니다.
  • 기타 주관식을 반드시 열어둡니다 — 여기에 답이 많이 쌓이면 인터뷰가 부족했다는 신호입니다.
  • 인터뷰에서 딱 한 명만 한 말은 문항에 넣지 않습니다 — 한 사람의 특수한 사정을 선택지로 만들면 그 항목이 검증받은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설문은 고쳐 쓸 기회가 거의 없다

인터뷰는 세 번째 사람에게서 질문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으면 네 번째부터 바꾸면 됩니다. 설문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 번 내보낸 뒤 문항을 고치면 앞뒤 응답을 같이 셀 수 없게 됩니다.

게다가 응답은 배포 직후에 몰립니다. 맞썰에서 오간 맞설문 요청 2,292건을 집계해 보면, 요청이 들어온 시점을 기준으로 그 설문이 공개된 지 지난 기간의 중앙값은 1일이었습니다. 설문의 절반은 공개된 지 하루 안에 응답을 받기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잘못된 문항을 발견할 때쯤이면 이미 상당수의 응답이 그 문항으로 수집된 뒤입니다.

그래서 배포 전에 두 가지를 합니다. 인터뷰했던 사람 중 한두 명에게 완성된 설문을 먼저 풀어보게 하고, 어느 문항에서 멈칫했는지 물어봅니다. 그리고 응답이 어떻게 나오면 가설을 접을 것인지 기준을 미리 적어둡니다.

자주 나오는 세 가지 실수

  • 인터뷰에서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평가를 받는 것 — 이것은 인터뷰가 아니라 발표입니다. 상대는 대체로 예의를 지키고, 남는 것은 격려뿐입니다. 아이디어는 마지막 5분에 꺼내고, 그전까지는 상대가 겪은 일만 묻습니다.
  • 아는 사람만 만나는 것 — 지인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낸 사람을 보고 답합니다. 인터뷰든 설문이든 표본이 호의적이면 결론도 호의적으로 나옵니다.
  • 숫자가 필요해서 설문을 돌리는 것 — 서류 칸을 채우는 것이 목적이 되면 문항은 채울 칸에 맞춰 설계됩니다. 그런 설문은 이미 정해둔 결론을 확인하는 절차일 뿐 검증이 아닙니다.

정리

인터뷰는 질문을 만드는 단계이고 설문은 답을 세는 단계입니다. 아직 무엇을 물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설문을 돌릴 때가 아니라 사람을 만날 때입니다. 반대로 인터뷰에서 같은 말이 반복되기 시작했다면 그때가 설문으로 넘어갈 때입니다. 어느 쪽이든 표본을 어디서 구할 것인지가 실제 병목이므로, 문항을 다듬는 동안 응답자를 어떻게 모을지도 같이 정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인용한 수치는 맞썰 집계 기준 2026년 9월 2일 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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